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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탐방

생생한 진학 정보 속에 내 미래가 보인다!

성균관대학교 - 법학과

성균관 대학교 법과 대학 법학과의 역사와 정원은?
서진웅:우리 학교는 조선 왕조를 연 태조 이성계(1335~1408)가 1398년에 세운 국립 고등 교육 기관인 성균관을 모태로 하고 있습니다. 그 뒤 1895년 갑오개혁(1894년 7월부터 1896년 2월까지 개화파 내각이 추진한 근대적 제도 개혁) 때 성균관에 3년제 경학과(經學科)가 설치되었어요. 그 당시 경학과는 유학 경전 위주로 교육하되 역사·지리·수학 등 근대적인 교과목까지 포함하고 있었죠. 그리고 40여 년 뒤인 1939년 명륜 전문학교로 승격되었다가, 1946년 학린사 재단에서 토지를 희사(기꺼이 돈이나 물건을 내놓음)해 재단 법인 성균관 대학으로 확대되었습니다. 1948년 문학부와 정경학부가 신설되었는데, 문학부에는 동양 철학과와 문학과(국문학·영문학·불문학), 정경학부에는 법률학과와 정치학과, 경제학과 등 6개 학과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법학과의 역사는 학교 설립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00여 명의 신입생을 받았는데, 올해부터는 276명을 뽑고 있어요.

성균관 대학교 법과 대학 법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김봉종:고등학교 때 우연히 존 그리샴의 『거리의 변호사』라는 소설을 읽었어요. 극빈층인 노숙자들의 삶 속으로 뛰어든 어느 인권 변호사의 이야기였죠. 노숙자를 대변해 법률 상담소와 노숙자 배급소를 찾아다니는 주인공을 보면서, 법의 양심과 사회 정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막연히 법학과를 동경하게 되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서진웅:일제 강점기 때 증조할아버지께서 제1회 사법 고시에 합격하셨어요. 그 뒤 집안 대대로 법조인을 많이 배출했습니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법조계에 관심이 많았어요. 더욱이 부모님도 제가 법조계에서 활동하길 바라셔서 법학과에 지원했습니다.
김정명:우리 집안에도 역시 법조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젊어서뿐 아니라 나이 들어서도 자신의 일을 하며 멋지게 사시는 그분들이 무척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런 점에 끌려 법학과에 지원했어요.
양원석:법학과를 목표로 여러 대학을 알아보다가, 우리 학교가 재학생의 30%가량이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장학 제도가 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퇴계 장학금’, ‘삼성 장학금’, ‘장영실 장학금’, ‘율곡 장학금’ 등 무척 다양해요. 그 가운데 삼성 장학금은 수능 성적 상위 1% 안에 드는 학생들에게 4년 내내 장학금을 주는 제도예요. 저는 삼성 장학금을 받고 다니고 있는데, 등록금 걱정 없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성균관 대학교 법과 대학 법학과에서 배우는 내용은?
서진웅:법은 크게 공법과 사법으로 나뉩니다. 공법은 국가나 국민 사이의 관계를 규정한 법률을 말하고, 사법은 개인과 개인 사이의 문제를 다루는 법률을 가리키죠. 공법에는 헌법·형법·형사 소송법이, 사법에는 상법·민법·민사 소송법이 속합니다. 우리 과에서는 공법과 사법은 물론, 노동법·회사법·국제법 등 기초 법학과 정치학·행정학 등을 공부해요. 학년별로 보면 1학년 때는 민법이나 형법을 개괄적으로 배우고, 2학년으로 올라가면 이것을 좀 더 심화해서 배우죠. 3학년이 되어서는 형사 소송법 같은 절차법(권리의 실질적 내용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규정한 법)을 배우고, 4학년 때는 노동법·국제법·법철학(법의 본질·이념·가치 등 철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같은 과목을 배워요. 대부분 수업이 실무와 관계없이 이론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회 활동 중에 ‘모의재판’을 해 보면서 실무를 익히게 되죠.
심미영:아직까지도 법학도 하면, 머리에 흰 띠를 질끈 동여매고 앉아, 법전을 외울 때마다 한 장씩 찢어 먹는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해마다 법이 바뀌고 있으니, 법전을 달달 외우는 것만 갖고는 부족하고, 또 그럴 필요도 없죠. 주로 학과 수업에서 배우는 것은 법조문(법률 규정을 조목조목 나누어 적어 놓은 글)을 해석하는 능력입니다. 법률 용어는 상당수가 한자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일본식 한자가 섞여 있어 그 의미가 다를 때도 많아요. 심지어 독음이 다른 경우까지 있어요. 온통 한자로 가득한 책을 어떻게 공부할 수 있을까 싶지만, 반복되어 나오는 한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습니다.

성균관 대학교 법과 대학 법학과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서진웅:지난 7월에 우리 법과 대학과 중국 제일의 명문인 베이징〔北京〕 대학 법학원이 학술 교류 협정을 맺었습니다. 베이징 대학은 그전부터 국내 대학들과 학술 교류 협정을 맺어 왔지만, 법과 대학과 학술 교류 협정을 맺은 것은 우리가 처음이에요. 그래서 올해 2학기부터 교수와 연구원, 학생들이 오가며 공동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학술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에요. 이로써 한중 간 법학 관련 학술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년부터는 학기마다 베이징 대학 법학원으로 학생 1명을 파견할 예정입니다.
이지은:올해 실시된 제47회 사법 고시의 합격생 977명 가운데, 67명이 우리 학교 출신이에요. 학교마다 학과 정원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서울대(320명, 32.75%), 고려대(168명, 17.20%), 연세대(112명, 11.46%) 다음으로 우리 학교가 많은 합격생을 배출했습니다. 역대 사법 고시에서 합격자를 많이 배출하기로 유명한 이들 학교 넷을 ‘빅4’라 부르죠.
진호언:우리 학교는 ‘3품제(三品制)’라고 해서, 졸업생 품질 인증 제도가 있어요. 3품이란 지성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인성을 기르는 ‘인성품’, 국제화 시대에 필요한 외국어 구사 능력 향상을 위한 ‘국제품’, 디지털 시대의 정보 활용 능력을 키우는 ‘정보품’을 말하죠. 이 3품에 모두 합격점을 받아야 졸업이 가능합니다. ‘유학 사상과 가치관’ 관련 7개 교과목(유학과 리더십, 유학과 직업 윤리, 유학과 전통 문화, 유학과 자연 과학, 현대 사회와 논어, 유교 문화와 자본주의, 선비 정신과 교육) 가운데 1과목 이상을 이수하고, 30시간 이상(의과 대학생은 88시간 이상) 사회봉사 활동을 해야 하죠. 또 영어나 프랑스 어·중국어·독일어 등에서 하나를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올려야 하고, 정보 인증 시험(e-Test) 4급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힘든 과정이기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자질이 아닌가 싶어요.
양원석:우리 학교에는 사마헌(司馬軒)이라는 사법 고시 준비 교육 기관이 있어요. 조선 시대 과거 시험 가운데 하나인 사마시(司馬試)에서 따온 이름이죠. 5개의 연구실과 숙소를 갖추고, 별도의 도서관을 지정 좌석제로 운영하고 있어요. 여기에 들어가려면 ‘입실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일단 합격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시시때때로 시험을 실시하여 성적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퇴출시키기 때문이죠. 이렇게 해서 결원이 생기면 또다시 입실 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사실 바닷속이 고요하기만 하다면 고기는 이내 잠들고 말아요. 가끔씩 자극이 있어야 부지런히 움직이며 살길을 모색하죠. 이와 마찬가지로 사마헌이 사법 고시 준비생들에게 자극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대개 언제부터 사법 고시를 준비하나요?
김봉종:보통 2학년 무렵부터 시작하고 있어요. 올해부터는 법무부에서 정한 헌법·민법·상속법·가족법 등을 35학점 이상 이수하지 않으면 사법 고시에 응시할 수 없습니다. 대개 2학년 말이면 35학점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이때부터 사법 고시를 준비하죠.

힘들었던 일이 있다면?
서진웅:1학년 때는 교양 과목만 들었기 때문에 법학과 수업이 힘든 줄 몰랐어요. 2학년으로 올라와 본격적으로 전공과목을 배우면서 ‘이제 드디어 법조계(?)에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수해야 할 전공과목(전공 기반 47학점, 전공 심화 43학점)이 90학점으로 다른 학과에 비해 부담이 크고, 공부해야 할 범위도 넓다 보니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3학년 2학기까지 보내고 나니까, 겨우 한숨 돌릴 수 있겠더라고요. 4학년 때부터는 흥미 있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관심 있는 분야를 파고들 수 있었죠.

학회나 동아리 활동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김봉종:우리 과에는 모두 8개의 학회가 있어요. 개인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법률관계에 대해 공부하는 ‘민사법 학회’, 범죄와 관련된 형법을 배우는 ‘형사법 학회’, 국제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을 배우는 ‘국제법 학회’, 모든 법의 기초인 헌법에 대해 배우는 ‘헌법 학회’, 외국·국내 기업 간의 경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연구하는 ‘경쟁법 연구회’, 사회 현상이나 사회 구조와 관련하여 법의 기능과 실태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법사회학회’, 반민주적 악법을 가려내고 소외된 계층의 인권에 대해 고민하는 ‘진보 법학회’, 기업의 경영과 상거래 관련 법률을 연구하는 ‘상법 학회’가 있죠.
이지은:학회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9월 초에 모의재판을 열고 있습니다. 모의재판은 강의실 안에서 배운 법학 지식을 현실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죠. 저는 국제법 학회에 속해 있는데, 이번에는 지난 7월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사건을 주제로 다루었어요. 행사 때마다 교수님이나 현직 법조계 선배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죠.

선배들의 졸업 후 진로는?
김봉종:사법 고시를 준비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을 경우 취직을 준비하기도 해요. 행정·입법·외무 고시 등의 각종 국가고시를 거쳐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도 있고, 일반 기업체나 공사, 은행, 보험 등 금융 분야의 법무 팀에서 일하기도 합니다. 아니면 학교에 남아 석·박사 과정을 거쳐 강단에 서거나, 국·공립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하죠. 관련 기관에는 한국 형사 정책 연구원, 한국 법제 연구원, 한국 노동 연구원, 한국 소비자 보호원 등이 있습니다. 또 법무사 시험을 거쳐 법무사로 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법무사란 저렴한 비용으로 국민의 법률 생활에 편의를 도모하는 법률 전문가라고 할 수 있어요. 법률을 잘 모르는 사건 당사자를 대신해 법원과 검찰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법조계가 아니더라도 법학과 출신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고등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진웅:요즘에는 과거의 관존(정부나 관리를 높여 봄) 사상도 많이 사라지고, 사법 고시에 합격한다고 해서 그야말로 ‘아름다운 미래’가 보장되지도 않아요. 사법 고시 합격자라도 연수원에서 우수하지 않으면 일류 로펌(law firm)❶에서 받아 주지 않아요. 법조계 역시 ‘실력자’만이 살아남는 세상입니다. 사법 고시에 합격해서 인생을 확 바꾸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법학과의 문을 두드리는 청소년들은 없었으면 해요.
심미영:지난 2004년 말 사법 개혁 위원회는 21세기 법조인의 기본 요건을 발표했어요. 법조인은 “풍부한 교양,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 자유·민주·평등·정의를 지향하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건전한 직업 윤리관과 복잡한 법적 분쟁을 좀 더 전문적·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 개방되어 가는 법률 시장에 대처하며 국제적 사법 체계에 대응할 수 있는 세계적인 경쟁력과 다양성을 지녀야 한다.”는 내용이었죠. 이러한 법조인이 되려면 우선 우수한 지적 능력을 갖추어야 해요. 주어진 상황을 분석·정리하는 능력,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결론을 이끌어 내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죠. 물론 경제학이나 정치학·행정학 등 관련 사회 과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는 기본이고,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말과 글로 정확히 표현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법조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에요. 소신 있고, 목표가 확실한 사람이 우리 과에 왔으면 해요.
진호언:일단 법학과를 선택한 학생들은 대부분 사법 고시 준비에 매달려요. 한 가지 틀에 얽매여 진로를 정하다 보니, 때로는 회의를 느끼기도 하죠. 미리 법학과에 대해 알아본 다음 진로를 정했으면 합니다. 로스쿨(law schol)❷ 제도가 도입되면 어찌될지 모르지만, 굳이 법학과로 진학하지 않더라도 법무부가 인증하는 학원에서 지정 법 과목을 35학점 이상 이수하면 사법 고시에 응시할 수 있어요.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으니, 꼼꼼히 따져 보고 미래를 설계하세요.
양원석:고등학교 동창 가운데 저와 함께 법학과로 진학한 친구가 있어요. 서로 다른 학교에 입학했는데, 사실 그 친구는 점수에 맞춰 법학과를 선택한 거였어요. 그러다 보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더라고요. 청소년 여러분은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길 바랍니다. 미래를 좌우하게 될 대학과 학과를 가벼이 결정하지 마세요.
이지은:우리 과 재학생 가운데 40% 정도가 여학생이에요. 법학과로 진학하는 여학생 수가 해마다 늘고 있고, 실제로 사법 고시 합격생 가운데 여성 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죠. 방대한 분야를 다루는 법학의 특성상, 요점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해요. 그런 면에서 여학생이 유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학생들이 체력이 약해 쉽게 뒤처질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편견이에요. 그러니 여자라고 망설이지 않았으면 해요. 법조계 역시 여성의 막강 파워를 필요로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