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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탐방

생생한 진학 정보 속에 내 미래가 보인다!

건국대학교 - 수의학과

또 하나의 가족, 반려 동물
어린 시절, 엄마와 나는 지겨운 실랑이를 이어 갔다. 옆집의 복슬강아지가 너무 예뻐 보였던 나는 강아지를 한 마리 사 달라며 엄마를 졸랐고, 그 뒤치다꺼리가 귀찮았던 엄마는 내 이야기를 늘 귓전으로만 들었다. 눈물, 애교, 단식(딱 한 끼만!) 등 어린 소녀의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작전을 총동원해 봐도, 엄마는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나저제나 ‘고집’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내가 아니던가. 결국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동안 차곡차곡 모아 두었던 돈으로 무작정 슈나우저 한 마리를 사 들고 집에 들어간 것이다. ‘올리’라는 독특한 이름을 지어 주고,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예뻐 보이려고 강아지의 목에는 큰 리본까지 달았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그러나 경악, 분노, 포기, 수긍의 4단계를 거친 뒤, 엄마는 끝내 (그분의 표현대로 하자면) ‘자기 팔자에는 절대 없을 줄 알았던’ ‘쥐인지 개인지도 모를’ 그 개(!)를 받아들였다. 나 같은 딸을 둬서 참, 엄마가 고생이 많다.^^;
결국 엄마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고3으로 올라가며 공부를 핑계로 하루 세끼 밥 주기와 산책 시키기, 미용과 예방 접종 등의 자잘한 일들은 모두 엄마 몫이 되어 버렸다. 그 당시에는 “수능 치른 뒤에는 내가 다 할게.”라며 엄마를 안심시켰지만,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고향 제주도를 떠나올 때 나는 미안한 마음에 우리 집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조차 돌릴 수 없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뒤 가끔 전화를 걸어 자신보다 애견의 안부를 먼저 묻는 딸에게 핀잔을 주던 엄마도 어느새 ‘올리’에게 정이 들어 가는 눈치였다. 고향집을 떠난 지 이제 만 7년이 넘어가는 딸의 빈자리를 올리가 채워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올리는 이제 어엿한 우리 집 막내로,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때론 배변 실수로 엄마의 구박을 받긴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올리를 가장 챙겨 주는 사람은 바로 엄마다. 가끔 고향에 내려가는 내게도 짧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반겨 주니, 이 기특한 녀석을 어찌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최근 반려 동물(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란 뜻으로, 애완동물을 사람의 장난감이 아니라는 뜻에서 바꿔 부르는 명칭임)은 각박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가장 친근한 동반자로 삶의 활력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 예전에는 그저 귀여워서 또는 호기심으로 동물을 키우던 사람들이 이제는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노인들에게는 반려 동물이 애정과 정성을 쏟는 대상으로, 희생정신·책임감 등 생활 질서를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견공들은 좀 더 전문적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정신 지체 장애인들의 치료에 활용되기도 한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맹도견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요즘은 반려 동물이 꼭 개나 고양이처럼 예부터 사람들과 가까웠던 동물에만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뱀이나 이구아나 같은 파충류 또는 개미, 장수풍뎅이 등의 곤충류에 이르기까지 집에서 기르는 동물의 범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 흐름에 맞추어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말 못하는 동물들이기에 더욱 그들의 고통을 헤아릴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수의사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간에는 건국대 수의학과에 재학 중인 윤홍지 학생(06학번)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유망학과
(윤홍지) 고등학교 때, 생물과 화학 과목을 좋아했어요. 이와 관련된 학과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막연하게 있었지만, 저를 확 끌어당기는 분야가 없었죠. 아빠는 ‘약학과’에 가는 건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제안하기도 하셨지만요. 그런데 고2 겨울 방학이 끝날 무렵, 친한 선배가 수의학과에 대한 얘길 꺼냈어요. 그 당시 선배는 한의학과에 재학 중이었는데, 수의사도 참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다며 수의학이 미래의 유망 분야라고 귀띔해 주었죠.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선배의 말이 틀린 게 아니더군요. 그리고 수의사라는 직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로 진출이 가능하고요. 담임 선생님도 “그래, 요새 수의학과가 뜬다더라.” 하며 적극 추천해 주셨죠. 실제로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보니 지방대 의대를 포기하고 온 친구들도 많더라구요. ‘동물이든 사람이든 생명은 소중한 것’이라는 마음가짐에서 수의학과를 택했다고 해요.
수의학과에 들어오면 예비 과정(예과) 2년, 본과 과정 4년을 거치게 돼요. 예과에서는 유기 화학·동물학·유전학·수의 윤리학·발생학·분자 생물학·동물 영양학·바이러스학 등 기초 과목을 배우고, 본과에서는 각종 동물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한 내과·외과·산과·방사선과 등 전문 이론을 배우죠.
물론 본과에 올라가면 해부학 실습도 한답니다. 무섭지 않았냐고요? 어느 정도 각오했던 일이라서 그렇게 긴장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예과에서 마우스(생물학·의학·약학 등의 실험용으로 육종(育種)하여 길들인 생쥐)를 대상으로 채혈이나 주사 바늘 찌르는 연습을 하는데, 그때가 더 힘들었죠. 서툰 솜씨로 실험동물을 괴롭힌다는 생각에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픈 동물들을 치료하는 수의사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기에 두 눈을 질끈 감고 연습했어요.
해부학 실습에서는 주로 개를 기본 동물로 하여 전신에 분포된 신경과 혈관, 장기 등을 직접 살펴보고 그 기능에 대해서 배워요. 주로 동물 병원에서 주인의 동의 아래 기증받은 개의 사체를 실습 대상으로 삼죠. 각각의 뼈나 신경, 혈관마다 수의학에서 통용되는 명칭이 있는데, 이를 다 외우려면 머리에 한계를 느끼기도 한답니다. 가끔은 재시험을 봐야 할 때도 있고요. 그래도 아직까지 학사 경고(한 학기의 평점이 학교가 정한 기준에 못 미치는 사람에게 주는 경고) 한 번 받지 않고 꿋꿋하게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스스로도 대견해요. (웃음) 이 밖에 원래 󰡔화학󰡕을 좋아했던 터라 ‘수의 약리 독성학’ 같은 수업도 흥미롭게 들었어요. ‘수의 약리 독성학’이란 동물에게 일정한 화학 물질을 주입했을 때 일어나는 반응을 연구하는 학문이에요. 수업이 재밌긴 하지만 외워야 할 내용이 많아서 시험을 치를 때는 많이 고생했죠.
그렇다고 늘 도서관에서 책만 붙들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에요. ‘현장 기본 실습’이란 수업 시간에는 강의실을 벗어나 경마장이나 수의 과학 검역원, 인천 공항 검역소 등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죠. 또한 4학년이 되면 필수적으로 동물 병원 실습 과정을 거쳐야 하구요. 교과 과정에 있는 건 아니지만, 주말에 봉사 활동을 겸해 치료견01 양성 기관에 가서 훈련 과정에 참여하는 기회도 주어져요.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로 큰 기쁨을 선사하는 개가 이런 실질적인 도움까지 준다니 너무 기특하지 않나요?
어쨌든 수의학에 들어오면 학기 중에 공부할 내용이 많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수의학이 귀중한 생명을 다루는 학문인 만큼 그 정도는 예상하고 들어와야 할 듯해요. 예과 때를 제외하고는 교양 수업을 들을 여유도 없이 전공 수업만으로 시간표가 빡빡하게 짜여서 나오죠. 다른 과 학생들처럼 수강 신청하느라 전쟁을 치를 필요가 없다는 것은 장점인지도 모르겠어요. (웃음) 사실 교양 수업을 들으며 다른 과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가 없다는 건 대학 생활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죠. 그나마 저 같은 경우는 학생회 활동을 하고 있어 다른 단과 대학의 학생회장들과 만나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도 하지만요.
그 대신, 바쁜 수업 일정 속에 매일같이 과 친구들과 붙어 지내다 보니 동기애만큼은 어느 과보다도 돈독하답니다. 우리 학교 수의학과는 한 학년당 학생 수가 80명 정도인데, 6년 내내 수업 시간에 같은 얼굴을 본다고 생각해 보세요. 미운 정이든 고운 정이든, 정이 안 들 수가 있나요? (웃음) 또한 과 특성상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수업이나 시험을 앞두고 도서관에서 밤샘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서로를 격려하며 많은 힘을 얻곤 해요. 물론 졸업한 뒤에는 각자 다른 길을 찾아가겠지만, 사회에 나가서도 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대학에서 얻은 가장 소중한 재산이라 자부합니다.
수의과 대학 안에는 풍물패, 음악 밴드 등 11개의 동아리가 있는데, 이곳에서의 활동도 동기·선후배 관계를 더 끈끈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저는 몸치임에도 불구하고 ‘화랑’이라는 응원단에 가입해 정기 공연 때는 무대에 오르기도 했죠. (웃음) 또 ‘동람(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에서는 매년 축제 때마다 ‘애견 한마당’ 행사를 개최하는데, 수의대 학생들은 물론 마을 주민들까지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이런 추억들이 있어 대학 생활이 훨씬 풍성해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생명의 가치를 아는 사람
신종 인플루엔자의 확산이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백신 균주(菌株, 순수하게 분리하여 배양한 세균이나 균류) 개발에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충남대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가 이끄는 연구 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동안 소강상태(小康狀態, 소란이나 분란, 혼란 등이 그치고 조금 잠잠한 상태)로 접어드는 듯했다가 다시 번져 나가는 신종 바이러스로 공포에 떠는 국민들에게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까 싶다. 특히 “인류 건강을 위해 우리 정부는 물론 전 세계 연구 기관 및 제약 회사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조건 없이 무상(無償)으로 제공할 용의가 있다”는 그의 결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를 비롯해 광우병, 조류 인플루엔자 등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이 연이어 사회적 이슈가 되자 수의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광우병 전문가가 없다 보니, 지난해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대한 위험성이 제기되었을 때도 사람들은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한 채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한창일 때도 정부 당국은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못해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련 전문가들은 “치사율이 낮고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인수 공통 전염병의 위험은 늘 상존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인수 공통 전염병은 인간의 그릇된 욕심이 불러온 대재앙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인류에게 주어진 가장 시급한 숙제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백신 개발을 포함한 인수 공통 전염병에 대한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수의학을 전공한 전문 인력이 대거 투입될 거란 사실은 쉽게 예상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수의학과의 젊은 인재들에게 도움의 손을 뻗고 있다.

(윤홍지) 사람들은 수의학과를 나오면 보통 수의사가 되어 동물 병원에 들어가거나 직접 병원을 차린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수의학과의 졸업 후 진로는 매우 다양하답니다. 수의사로 활동하는 경우는 절반 정도로 보시면 될 거예요. 수의사도 크게 개나 고양이 같은 소동물을 전공하는 경우, 소·돼지·말 등의 가축, 곧 대동물을 전공하는 경우로 나뉘죠. 소동물 수의사는 주로 동네의 소규모 동물 병원에서 아픈 동물들을 치료하는 임상(臨床, 환자를 진료하거나 의학을 연구하기 위하여 병상에 임하는 일) 분야의 일을 하고, 대동물 수의사는 임상을 비롯해 한국 마사회, 가축 위생 시험소, 유제품 가공업체 등에서 활동합니다.
최근에는 반려 동물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어류나 파충류 등 특수 동물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수의사까지 전공 분야가 더 확대되고 있어요. 이에 따라 의대나 치대처럼 전문의 제도를 확립하는 등 지위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죠. 한국에서 수의사 전문의 면허를 가진 사람은 채 소수에 불과하거든요.
이 밖에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오늘날 문제가 되고 있는 가축 전염병의 국내 진입을 막는 일에도 수의학을 전공한 전문 인력이 필요합니다. 가축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여 식탁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물론이고요. 국립 수의 과학 검역원은 이런 업무를 담당하는 대표적 기관인데, 거기서 일하는 사람의 90% 정도가 수의학과를 졸업했을 정도예요. 또한 식품 의약품 안전청, 대덕 연구 단지의 안전성 평가 연구소02 등에도 선배들이 포진해 있답니다. 국립 기관뿐만 아니라 제약 회사, 동물용 백신 개발 업체, 실험동물 생산업체 등 수의학과를 나온 뒤 나아갈 수 있는 길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해요.
졸업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저도 이제 슬슬 진로를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으니 어디로 가야 할지 더 고민이 됩니다. 졸업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어느 것 하나 마냥 편하다고 할 수 있는 직업은 없어요. 그런데 그들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가 있어요. 어떤 일을 택하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저 역시 수의학도가 갖추어야 할 기본 자질은 ‘하찮다고 여겨지는 동물의 목숨조차 귀히 여기는 품성’이라고 확신해요. 말 못하는 동물들의 고통에 눈물 흘리고, 인류의 보건에 공헌하겠다는 결심이 확고한 친구라면, 수의학과의 문은 늘 활짝 열려 있습니다.03

01 치료견 치매 노인이나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도록 훈련받은 개. 치료견은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이거나 낯선 사람을 대하더라도 경계하지 않는 훈련, 큰 소리나 돌발 행동에 당황하지 않는 훈련 등을 거친다. 치매나 정신 분열증·우울증·강박 장애·자폐증 등 대인 관계나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있을 경우, 이런 ‘동물 매개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02 안정성 평가 연구소 국내 최대 규모의 독성 시험 연구소. 이 연구소의 소장이 수의학 박사일 정도로 독성 시험 연구 분야에서 수의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독성 시험은 개발 단계의 신약, 화장품, 기능성 식품 등이 인체에 부작용을 미치지는 않는지 미리 검사하는 ‘약리독성 시험’, 화학 제품들이 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검사하는 ‘환경 독성 시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고부가 가치 산업인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독성 시험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만큼,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라고 할 수 있다.
03 2010학년도 입시 요강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건국 대학교 홈페이지(www.konkuk.ac.kr)를 참고하기 바란다.
윤홍지 학생이 추천하는 내 꿈에 날개를 달아 주는 책
1. 『수의사가 말하는 수의사』(김영찬 외 지음_ 부키)
고등학교 시절, 진로를 고민하며 수의학과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무렵에 만난 책이에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수의사와 그들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 주죠. 현재는 졸업했지만 책이 나온 2005년 당시만 해도 저처럼 본과 2학년 학생이었던 선배가 수의대 생활에 대해 쓴 글을 지금 읽어 보면, 감회가 새로우면서 한편으로는 많은 부분에 공감하게 됩니다. 수의학과에 진학하고 싶은 친구들이라면 ‘아, 수의사가 이런 일도 하는구나.’ 하면서 부담 없이 읽어 볼 수 있을 거예요.

2. 『수레바퀴 아래서』(헤르만 헤세 지음)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인 소설로 유명한 작품이에요. 고전 중의 고전이니, 읽어 보진 않았다 해도 다들 제목은 한 번쯤 들어 봤을 거예요.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수레바퀴, 곧 거대한 운명 아래 짓눌려 ‘지금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를 반성하게 되죠. 비록 소설은 비극적 결말로 마무리되지만, 이 책의 실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헤세가 평생 자아실현의 길을 걸으며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 역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줍니다.

3. 『파이 이야기』(얀 마텔 지음_ 작가정신)
수학적인(?) 제목 때문일까요? 고등학교 때 책상 위에 올려 두었더니 수학 선생님의 칭찬을 받았던 웃지 못할 추억이 있는 책이에요.^^ 열여섯 살 소년 파이의 가족들을 태우고 캐나다로 향하던 화물선이 태평양에서 침몰하고, 겨우 구명보트에 오른 파이는 그 위에서 하이에나, 얼룩말, 오랑우탄 그리고 호랑이를 맞닥뜨리죠! ‘나도 파이처럼 도망칠 곳 없는 망망대해에서 동물들과 대면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까?’ 이런 상상을 하며 저자의 생생한 묘사에 몰입하다 보면, 직접 그 동물들과 한 배를 타고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예요. 한 소년의 성장 소설이면서 세상에 대한 풍자도 담겨 있는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4. 『갈매기의 꿈』(리처드 바크 지음)
우리 사회의 여러 명사가 추천하고, 영화로도 만들어졌을 만큼 널리 알려진 작품이라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듯하네요. 젊다면, 꿈이 있다면 꼭 읽어 보라고 ‘강추’하고 싶은 책입니다. 가끔은 몸과 마음이 힘들어서 꿈을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있지 않나요? 세상이 나를 좌절하게 할 때, 이대로 주저앉고 싶어질 때, 다른 갈매기들의 조롱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는 조나단을 보며, 세상을 더 높게, 더 멀리,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