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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탐방

생생한 진학 정보 속에 내 미래가 보인다!

경희대학교 - 한의학과

경희대학교는...
1949년 신흥 대학(2년제)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교하였으며, 1955년 종합 대학인 신흥 대학교로 승격되었다가 1960년 경희 대학교로 교명을 바꿨다.
올해로 개교 54주년을 맞은 경희대는 서울, 수원, 광릉의 3개 캠퍼스로 나뉘어 있으며,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는 대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화 바람이 불기 이전인 1960년대 초부터 '세계 대학 총장 회의, 세계 청소년 대표자 회의 등 다양한 국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왔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1960년 미국의 마이애미 대학과 첫 자매 결연을 맺은 이래 현재 50개국 150여 개 대학과 자매 결연을 맺고 있어 국내 대학 가운데 국제 교류가 가장 많은 대학으로 손꼽힌다.
경희대는 또한 지난 1999년부터 21세기 대학 발전을 위한 중장기 발전 계획인 '비전 2000'을 수립, 추진해 왔다.
그 과정에서 학문 분야별로 특징과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한편, 최적의 교육 환경과 연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세계적인 명문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경희 대학교 한의학과를 찾아서
고구려 때 처음 중국 오나라에서 의학 서적을 수입한 뒤, 우리 조상들은 그것을 독창적으로 발전시켜 우리 생활 풍습과 체질에 맞는 민족 의학을 탄생시켰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동양 의학의 본고장 중국에 수출되기까지 했던 『동의 보감』을 지은 허준과, 『동의 수세 보원』을 통해 개인의 체질에 따른 독특한 병리를 설명하고 치료 방법을 제시한 이제마다.
이처럼 조상들의 슬기가 담겨 있는 생활 의학인 한의학은 질병의 원인을 '기의 흐름'이라는 내부적 요인과 연관지어 생각한다는 점에서, 질병은 바이러스 같은 외부적 요인 때문에 생긴다고 보는 서양 의학의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다.
이번에는 한의학의 대중화와 과학화를 꿈꾸며, 사회에 봉사하는 진정한 의료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경희 대학교 한의학과 학생들을 만나 보았다.

만남의 자리에는 00학번 박창원,이서윤, 02학번 민웅 학생이 함께했다.


경희대 한의학과의 역사와 정원은?
박창원 : 우리 과의 역사는 1948년 설립된 ꡐ동양 대학관ꡑ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뒤 1953년 ꡐ서울 한의과 대학ꡑ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가, 1965년 경희대에 흡수되어 의과 대학 한의학과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다가 1976년 한의학과가 한의과 대학으로 승격되면서 단과 대학으로 독립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한 학년의 정원은 120명인데, 편입생의 수까지 감안하면 130명 가량 되지요.


한의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이서윤 : 고등 학생 때의 꿈은 철학도가 되는 거였어요. 하지만 한창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게는 철학자가 될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학자라면 마땅히 새로운 견해나 이론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저는 그렇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았어요. 그래서 철학과 비슷한 전공 분야를 찾고 있던 중, 한의학도 매력 있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의학은 음양 오행설(우주나 인간과 관련된 모든 현상은 음과 양이 성하고 쇠하는 것으로 설명되며, 만물의 생성과 소멸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변화에서 비롯된다는 사상) 같은 동양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박창원 : 외가 쪽 친척분께서 한약방을 하셨던 까닭에, 어려서부터 한약재나 침구를 보며 자랐어요.
그 뒤 소설 『동의 보감』과 『이제마』, 드라마 〈허준〉이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보면서, 한의학에 구체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요.
민웅 : 저는 중학생 때까지 한의원에 가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다 고등 학생 때 한의원에 가서 처음 진찰을 받게 되었는데, 그때 만난 한의사 선생님이 참 자상한 분이셨어요.
병원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치료받으면서 한의학도가 되기로 결심했지요.


한의학과에서 배우는 내용은?
이서윤 : 한의학과는 6년제로, 교과 과정은 예과 2년과 본과 4년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예과 2년 과정을 '한의예과'라 하고, 본과 4년 과정을 '한의학과'라 부릅니다.
예과 1, 2학년 때는 한의학 개론, 의학 한문, 의학 영어, 의사학(醫史學), 중국어, 한의학 원전 등의 과목을 통해, 한의학을 배우는 데 필요한 기초 지식을 익히게 됩니다. 그리고 본과 1, 2, 3학년 때는 기초 의학 과목에 해당하는 해부학, 발생학, 생화학, 생리학, 본초학, 경혈학, 예방 의학, 미생물학 등의 과목과 임상 의학 과목을 배웁니다.
임상 의학은 크게 15과목으로 나누어집니다. 우선 '내과학' 분야에서는 간이나 담낭(간계 내과학), 심장과 혈관계(심계 내과학), 비장 및 소화기계(비계 내과학) 등에 대해 연구합니다.
다음으로 부인과학, 소아과학, 안이비인후과학, 신경 정신과학, 피부 외과학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 밖에 몸속에 분포된 경혈에 침과 뜸을 시술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침구학, 사람의 체질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특성을 인식하고 체질에 따라 다르게 치료하는 '사상 의학' 등은 한의학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목들을 두루 배워 체계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나면 본과 4학년 때는 경희 의료원이나 경희 한방 병원에서 직접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 실습에 들어갑니다.


경희대 한의학과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박창원 : 보통 한의학과라고 하면 한의학 관련 과목만 배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한의학과에서는 해부학이나 생리학 같은 서양 의학 과정에 교과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여, 학생들이 동서양 의학 지식을 균형 있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특히 우리 학교의 경우, 교과 과정상 서양 의학 관련 과목과 한의학 관련 과목의 비율이 대등하다는 것이 큰 자랑입니다. 또 전공 선택 과목제란 제도가 있어서, 외래 강사를 초빙하여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에요.
강사 선정의 권한은 전적으로 학생들에게 있는데, 침을 시술하는 것으로 질병을 고치는 '일침(一針) 요법'이라든지, 귀의 각 부분에 인체 기관이 하나씩 대응된다고 보아 그 자리에 침을 놓아 질병을 고치는 '이침(耳針) 요법' 등 사회적으로 선풍을 일으킨 한의학의 '유행'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학교 생활 중 보람 있었거나 재미있었던 일은?
이서윤 : 저는 지난해 전국 한의과 대학 학생회 연합인 전학련 모임에 참가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전학련은 그전에는 친목 도모의 성격이 강했는데, 1990년대 들어서 한의대와 약대가 한약학과 설치 문제로 끈질기게 실랑이를 벌였던 '한약 분쟁' 이후부터는 한의학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등 한 목소리를 내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지요.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학생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한의학도로서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정보도 교환할 수 있고, 함께 고민할 수도 있어서 보람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민웅 : 지난 여름에 전북 남원시 덕과면으로 농촌 활동을 다녀 온 일이 기억에 남아요. 그 곳은 벼농사를 짓는 농가가 대부분이고, 복숭아, 배 같은 과일이나 생강 같은 작물을 재배하기도 하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어요.
도시에서 자란 우리로서는 마을 분들의 작업을 도와드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지만. 함께 산다는 의미를 깨우칠 수 있어서 좋은 공부가 되었어요.

박창원 : 저는 농촌 의료 봉사를 통해 한의학도로서의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우리가 간 곳은 대부분의 농촌이 그렇듯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마을이었는데, 단지 의사 가운을 입었다는 것만으로 마을 분들은 우리를 존경하는 눈으로 바라보시더군요.
허리를 잘 쓰지 못하시는 할머니가 침을 맞으신 뒤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하시며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흐뭇했지요.

힘들었던 일이 있다면?
이서윤 : 예과 2년을 마치면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휴학을 결심했던 적이 있어요.
좋아하는 공부를 미뤄 두기가 힘들어서 그 과정에서 커다란 갈등을 겪었지요. 하지만 선후배 등 주위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덕분에 다시 용기를 얻어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지요.

박창원 : 고등 학생 때는 대학생만 되면 맘껏 자유를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입학해서 생활해 보니, 고등 학생 때와 별로 다른 점이 없더군요.
한의학과는 수업 시간표가 빡빡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업의 연속일 때가 많거든요. 틈틈이 평소 관심 있었던 운동을 배우는 등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학회 및 소모임 활동, 학교 축제를 소개한다면?
이서윤 : 우리 과는 학과인 동시에 단과 대학이라서 학생 수가 많습니다. 따라서 다른 과에 비해 학회나 소모임 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요.
먼저 전공 과목과 관련된 공부를 하면서 친목을 다지는 학회로는 고전 독서회, 본초학회, 침구학회를 들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40여 개나 되는 소모임들이 있는데, 우리 과 소모임은 거의 동아리와 같은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어요.
수업 일정이 워낙 빠듯하다 보니, 교내 동아리에 따로 가입해서 활동하기가 어렵거든요. 소모임의 예로, 의료 봉사 모임인 피닉스, 녹수, 녹원, 원더스,청록, 그리고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두사, 매주 한 번 등산하는 모임인 심록, 노래 패 소리결과 풍물 패인 어울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박창원 : 우리 학교는 매년 봄,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축제를 열고 있어요.
봄에 열리는 축제의 규모가 가을의 대동제보다 크지요. 이때 펼쳐지는 행사로는 창작 율동 경연 대회인 신명 몸짓 한마당, 풍물 패를 비롯한 학생들과 학교 주변 주민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사자 머리 대기(민속놀이의 하나로, 소나무로 만든 암사자와 숫사자를 여러 사람이 받치고, 그 위에 각각 대표자가 올라간 상태에서 대결을 벌임), 노래 경연 대회인 하늘 연 달 노래 마당, 각종 발표회나 공연, 전시회 같은 학술, 문화 행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또 한의대 학생회 주최로 열리는 '의인 축전'도 빼놓을 수 없어요. 매년 가을, 한의학과 소속 동아리들의 공연 및 다양한 체육, 문화 행사가 마련되는 '의인 축전'은 한의대생들이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자리가 되고 있지요.


선배들의 졸업 후 진로는?
이서윤 : 국가 고시를 통해 한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한의원을 개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개업의가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고, 주로 개인 한의원이나 대형 한방 병원에서 수련을 쌓은 뒤에 독립하게 되지요.
1999년까지만 하더라도 '한의사 전문의' 과정은 의료법에만 나와 있을 뿐 필수 과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각 대학 부속 한방 병원이나 몇몇 대형 한방 병원에만 일반 수련의(인턴)와 전문 수련의(레지던트) 과정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2000년부터 한의사 전문의 제도가 도입되어, 대형 한방 병원에 인턴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늘어났지요.
한의사 전문의가 되려면 먼저 보건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수련 한방 병원에서 인턴 과정(1년)과 레지던트 과정(3년)을 이수한 뒤, 보건 복지부 장관이 주관하는 자격 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그 밖에 대학원이나 국립 한의학 연구원 등에서 한의학 기초 분야에 대해 연구하기도 하고,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개인 주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박창원 : 졸업한 뒤 법대로 편입할 생각입니다. 의료 사건과 관련된 소송을 전문으로 맡는 변호사가 되고 싶거든요.
사법 고시도 한의사 고시만큼이나 힘들겠지만, 그동안 한의학도로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서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서윤 : 일단은 한의사 면허를 따는 것이 목표예요. 그런 다음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농민이나 도시 빈민처럼 의료 혜택을 받기 힘든 계층을 위한 병원을 세울 겁니다.
단순히 질병 치료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보건 교육을 실시하는 등 예방에도 중점을 두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권위를 앞세우기보다 인간적인 유대감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의사야말로 진정한 의사라 생각해요.

민웅 : 저 역시 의술과 인술을 두루 갖춘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배울 것이 많아요. 학과 공부는 물론이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넓힐 필요가 있지요.
그래서 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틈틈이 여행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폭넓은 경험을 쌓을 생각이에요.

출처 : 하이라이트 월간 고교독서평설 (2003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