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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탐방

생생한 진학 정보 속에 내 미래가 보인다!

건국대학교 - 수의과대학

모든 생명의 두 눈은 반짝인다

지구 위에는 76억 명의 인간이 산다. 그뿐만이 아니다. 350억 마리의 닭과 40억 마리의 돼지, 20억 마리의 개와 15억 마리의 고양이, 5억 마리의 소와 3,000만 마리의 말 등이 오늘도 함께 숨 쉬고 있다. 우리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비(非)인간 동물’. 인간은 동물에게서 자신을 지키려 했고, 또 그들을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이제는 이들의 생명에 귀를 기울이며 두 눈을 맞추려 한다. 8월호는 여름 방학 특집으로, 독자 기자 송미와 함께 건국대 수의과대학으로 떠나 본다.

 


6년, 생명의 무거움을 느끼는 시간
이송미_안녕하세요, 경남 밀양에서 온 밀성고 1학년 이송미입니다. 햄스터 ‘쿠키·쿠크·콩이’, 다람쥐 ‘다라’와 함께 살고 있죠. 다양한 동물 종을 두루 알고 보살필 줄 아는 수의사가 되는 게 꿈이에요. 이번 수의과대학 탐방이 그 꿈에 한 발짝 다가가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강준영_송미야 안녕! 더운 날 멀리서 오느라 고생 많았어. 나는 건국대 수의과대학 학생회장을 맡은 수의학과 2학년 강준영이라고 해. 수의예과 2년, 수의학과 2년 동안 여기서 배우며 알게 된 정보를 최대한 알려 줄게.

박규태_안녕, 준영이와 함께 수의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박규태야. 요즘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수의대에 대한 관심도 커진 듯해. 최근 입학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기사도 본 것 같은데, 이번 인터뷰가 독평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어.

석현수_만나서 반가워. 올해 건국대 수의예과에 입학한 1학년 석현수라고 해. 송미를 보니까 고등학교 3년 동안 수의대 진학을 위해 달려가던 내 모습이 떠오르네. 선배들처럼 전공 지식이 많진 않겠지만, 어떻게 노력하고 준비해서 이곳에 왔는지 이야기해 줄게.

이송미_다들 반갑게 맞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 오늘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이었어요. 마지막 시험을 마치자마자 바로 KTX를 타고 올라왔답니다.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호수 앞으로 수의과대학이 딱 보이더라고요. 건국대의 ‘간판 학과’다운 느낌이 들었어요. 건국대는 수의학 전공이 개설된 유일한 사립대라고 알고 있습니다. 국립대에 있는 수의대와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해요.

강준영_수의대는 지역별로 전국에 총 10곳이 있어. 서울 지역에는 우리 학교와 서울대, 지방엔 강원대·경북대·경상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에 수의과대학이 있지. 10곳의 수의대는 지역과 교수진, 커리큘럼에 따라 특성화 분야가 조금씩 달라. 제주대에서는 말 산업이 발달한 제주도의 특성을 살려 배울 수 있고, 충북대 등에선 야생 동물에 초점을 맞춘다고 해. 우리 학교는 시민 5명 가운데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대도시 서울에 있는 만큼 전통적으로 ‘소(小)동물 임상’에 주력하고 있어.

아, 소동물 임상이라는 말이 낯설 수도 있겠네. 여기서 말하는 ‘소동물’은 반려동물, 즉 개나 고양이 등을 뜻해. ‘대(大)동물’은 산업 동물인 소, 말, 돼지 등 가축으로 이해하면 되지. ‘임상’은 동물을 직접 치료하는 일이고. 그러니까 건국대 수의과대학에선 사람들이 흔히 아는 동물 병원 수의사가 되는 데 초점을 맞춰 배운다고 생각하면 돼.

송미가 아는 것처럼, 국립대 소속의 수의대와 달리 우리 학교는 수의학 전공이 개설된 유일한 사립대야. 그래서 국립대보다는 커리큘럼을 짜는 데 제한이 적지. 우리 학교는 이곳을 졸업한 뒤 바로 현장에서 수의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해. 국립대보다 입학 정원도 2배가량 많아서 현장에서 일하는 동문 선배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국립대와 비교하면 학비도 2배로 더 들지만, 동문 선배들이 참여하는 ‘내리사랑 장학금’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이송미_수의학은 공부해야 할 게 엄청 많다고 들었어요. 이곳에서는 6년 동안 어떤 것들을 배우게 되나요?

박규태_맞아, 수의학은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공부할 게 더 많아지는 학문이야. 사람들이 가장 쉽게 떠올리는 소동물 임상 말고도 정말 많은 분야를 폭넓게 다루거든. 생명과학에 대한 전반적인 기초 지식부터 동물의 정상·비정상을 판단하고 치료하는 방법, 질병의 원인을 살피고 방역하는 공중보건학적인 내용까지 있으니까. 해부학만 봐도 그래. 의대에서는 ‘호모 사피엔스’ 한 종만 다루지만, 수의대에선 개·고양이·소·돼지·말·닭 등의 동물 종마다 다른 뼈 개수, 근육 종류, 혈관 분지(원래의 줄기에서 갈라져 나감) 지점을 익혀야 해.


아프지 않은 죽음은 없다
이송미_수의사는 진출할 수 있는 곳이 많다고 들었어요. 수의사의 직업적 전망은 어떤가요?

강준영_미래 유망 직업을 평가한 자료들을 보면 ‘수의사’가 대부분 상위권에 포함되어 있어.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그만큼 동물에 관심이 커지고 있고, 동물권도 인권 못지않게 중시되는 추세니까. 수의사가 되려면 6년제 수의과대학 과정을 이수한 뒤 1년에 한 번, 겨울에 치르는 수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해서 수의사 면허를 받으면 돼. 우리 학교는 본과 4학년 때 수의사 시험을 준비하는데, 거의 100%에 가까운 합격률을 기록하고 있어. (이는 충분한 실력이 되지 않으면 유급되는 엄격한 학사 관리 때문이기도 하지.)

이송미_수의과대학에 진학하려면 동물을 정말 사랑해야겠죠? 그런데 정을 준 동물에게 직접 메스를 댈 때는 복잡한 감정이 들 것 같아요. 물론 치료를 위한 것이긴 하지만요.

박규태_수의대에 잘 적응하려면 동물을 좋아하고 잘 다뤄야 해. 그런데 역설적으로 동물을 ‘너무’ 좋아하면 안 돼. 물론 수의사는 동물을 좋아해야 하지만, 좋아‘만’해서는 곤란하지. 양념치킨을 좋아한다고 해서 닭을 잡아 해부할 순 없는 노릇일 테니까. 수의대 수업에선 교육을 위해 살아 있는 동물을 안락사한 뒤 해부하거나, 생물에 약물을 투여하여 고통을 유발하기도 해야 해. 이런 과정에서 동물을 너무 좋아한다면 심리적 충격을 받을 수 있겠지? 실제로 수의대에 재학 중이던 학생이 이런 충격을 견디지 못해 전과한 예도 있으니 여러분도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