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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탐방

생생한 진학 정보 속에 내 미래가 보인다!

서울대학교 - 외교학 전공

외교가 곧 국가 경쟁력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글로벌 시대,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외교 현장에서 외교력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 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강대국 사이에 위치한 반도라는 독특한 지정학적 조건으로 외교의 중요성이 그 어느 나라보다 크다. 이번에는 국제 정치와 외교 전문가의 꿈을 가진 인재들이 모인 서울대 정치 외교학부를 찾았다.
이날 함께한 선후배는 서울대 외교학과 3학년 이종준, 정치 외교학부 2학년 박지은·서혜린·최유민 학생과 청주 중앙 여고 1학년 안소현·충남 외고 1학년 고우영·충남 외고 2학년 이화영·전주 영생고 2학년 김종진 학생이다. 그럼 지금부터 이들이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함께 들어 보자.
먼저 외교학 전공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는지 듣고 싶어요.
이종준: 흔히 외교학과에 진학하면 ‘외교학’을 공부한다고 생각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외교학이라는 학문은 없어요. 외교(外交)라는 건 말 그대로 국제 정치 실무의 여러 활동을 뜻하는데 대학에서 그런 것들을 가르쳐 주지는 않으니까요. 외교학 전공에서는 국제 사회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야를 갖추고, 국제 관계 속에서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국제 정치’, ‘국제 관계’와 관련된 내용들을 주로 배워요.
구체적인 수업을 들어 설명하자면, 정치 외교학부에서 전공을 탐색하는 기간인 1~2학년 때는 ‘국제 정치학 개론’, ‘한반도와 국제 정치’, ‘외교론’ 등의 기초 과목을 수강해요. 이 수업들을 통해 국제 정치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 인식 틀을 갖추고, 국제 관계 속에서 우리나라의 문제를 살펴보려는 문제의식을 키울 수 있어요. 이를 토대로 3~4학년 때는 국제 정치와 관련된 사상과 경제론, 문화론 등 국제 관계의 여러 현상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이론들을 중심으로 공부해요. 아울러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외교 정책도 살펴보고, 국제 정치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 즉 전쟁과 평화, 민족주의, 국제 커뮤니케이션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죠.
보통은 외교나 국제 관계를 국가 대 국가가 관계를 맺는 일에 한정해서 생각하는데 우리 전공을 공부하면 그런 제한적인 시각들이 깊고 넓게 다져져요. 점점 세계화되는 세상을 가리켜 지구촌 사회라고 하는 것처럼 요즘의 국제적 이슈, 즉 ‘환경, 에이즈, 인권’ 등의 문제들은 국경을 뛰어넘는 것들이에요. 입학하기 전에는 국제 관계를 국가 간의 문제로만 인식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국경을 초월해 세계의 모든 구성원들이 어떻게 이 사안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차원으로 시각이 넓게 확대돼되었죠.
수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진행되는 방식이 어떤지도 궁금해요. 영어 강의나 토론식 수업이 많은 편인가요?
서혜린: 과목의 특성에 따라 수업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외교학 전공 수업이 대략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국제 정치학 개론’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볼게요. 이 수업은 외교란 무엇인지, 국제 정치학이 어떤 내용을 어떠한 시각으로 다루는지 등 전공의 기본적인 내용을 개괄적으로 살펴보는 과목이에요. 환경·에이즈·인권·전쟁 등의 주요 이슈별로 국제 정치를 정리하죠. 전공 기초 과목의 특성상 학부생 100명 이상이 듣는 대형 강의라서 주로 교수님의 설명 위주로 진행돼요. 영어 원서나 논문을 읽고 요약·정리해서 제출하는 과제가 매주 부여되는데, 과제를 위해 읽어야 할 독서 목록이 굉장히 많아요. 평가는 중간·기말 시험이 따로 없고 총 3번의 퀴즈로 대체해요.
다른 전공에 비해 토론식 수업이 많은 편이고, 영어 강의는 거의 없어요. 하지만 매 시간 수업을 준비하고 공부하기 위해 읽는 자료들이 대부분 영어 논문과 원서라서 영어를 활용해 공부하는 비중이 아주 높아요.
내용적인 면에서는 여러분들이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정치』, 『윤리와 사상』 교과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훨씬 더 폭넓고 깊이 있게 배우죠.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정치사상가들의 이론이나 사상의 흐름이 간단명료하게 정리되어 있지만, 그런 정형화된 이론은 배경에 깔린 여러 관점들 가운데 한 가지를 채택해 놓은 것에 불과해요. 그렇기 때문에 얼마든지 반박될 수 있는 모호한 가설들이죠. 대학에서는 마키아벨리나 플라톤 등이 쓴 책을 원서로 직접 읽으며 그들의 사상을 면밀하게 알아보고, 토론을 통해 그 오류를 비판하며 공부해요.
학과 공부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최유민: 국제 정치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논문과 책의 대부분은 외국의 것이에요. 그래서 영어 공부를 계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함을 느낄 정도로 영어로 학습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 어려워요. 수업만 한국어로 진행된다 뿐이지 전공 공부의 기반은 영어라고 할 수 있어요. 국제 정치학을 ‘American Social Science’라고 할 정도로 학계의 학문적 주도권이 편중되어 있고, 우리나라가 그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 많이 아쉬워요.
영어의 중요성만큼 글을 논리적으로 잘 쓰고 조리 있게 말하는 능력, 풍부한 배경지식도 우리 전공을 공부하는 데 필수적이에요. 과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명하지만 정치학은 말과 논리로 설득하고 또 설득당하는 학문이니까요. 대학에서는 여러 이슈들의 배경에 어떤 영향이 작용하고 있는지, 이것을 어떻게 분석하고 이해할 것인지를 가르쳐 줄 뿐, 사건 자체를 하나하나 가르쳐 주지 않아요. 그러니 평소에 신문을 틈틈이 읽으며 국내와 세계 문제에 관심을 가져 보세요. 선수 학습을 하기 위해 벌써부터 어려운 전공 책을 찾아 읽으려 애쓰지 말고, 고등학생 수준에 맞게 학교에서 권장하는 고전들을 폭넓게 읽는 것만으로도 전공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답니다.

이종준: 입학하기도 전에 너무 부담을 준 건 아닌지 걱정되지만 이런 어려움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정도로 우리 전공은 정말 매력적이랍니다.^^ 옛날에는 국가 간의 정치적 관계를 고민하는 것이 국가를 경영하는 왕을 중심으로 한 극소수만이 참여할 수 있는 일이었잖아요? 그래서 국가와 사회를 조망하고 다룬다는 점에서 국제 정치학은 ‘제왕의 학문’이라고 불릴 정도로 멋있는 학문이죠. 전 세계 국가의 역사, 철학, 정치, 문화 등 모든 분야가 학문적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자기의 관심에 따라 얼마든지 탐구해 나갈 여지가 무궁무진한 것도 큰 장점이에요.
선배님이 생각하시는 ‘외교’란 무엇인지에 대해 듣고 싶어요.
박지은: 옛날에는 스스로를 ‘국가를 위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외교관이 있을 정도로 외교 정책이 현실주의적이었죠. 요즘은 이런 경향이 한 사안에 대해 국가적인 협력 체계를 짜는 구성주의적인 외교로 발전하고 있어요. 그래서 ‘국익(國益)’을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 아래 정부 간 외교나 민간 외교와 더불어 요즘은 정부가 다른 국가의 국민을 상대로 하는 ‘공공 외교(public diplomacy)’도 중요하게 인식하는 추세죠. 실제로 얼마 전 주한 미국 스티븐스 대사가 자전거 투어로 우리나라 곳곳을 여행하며 한국 사회에 깊숙이 파고들기 위해 노력한 일이 화제가 되었던 것처럼요.
전공 공부 외에 이루어지는 학과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박지은: 외교학 전공의 큰 행사로는 크게 ‘모의 UN 총회’, ‘국제 교류 세미나’, ‘해외 답사’가 있어요. 우리 학교의 모의 UN 총회는 연극 형식이기 때문에 다른 학교 학생들이나 고등학생들이 참여할 수는 없고 참관만 할 수 있어요. 1, 2학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매년 11월에 공연을 선보이죠. 여름 방학 때 여러 차례 세미나를 거쳐 이슈와 상황을 설정한 다음 2학년들이 공연의 초안을 짜요. 그런 다음 1학년들이 구체적으로 대본을 작성하고 각국의 대사를 맡아 연기하며 현안에 대한 국가들의 입장을 보여 주는 거죠. 일반적인 모의 UN 총회가 즉석에서 현장감 있게 논쟁이 진행되는 것과 비교해 우리 학교는 그 논쟁의 완성된 형태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많이 달라요. 일본의 히토츠바시 대학〔一橋大?〕과는 매년 국제 교류 세미나를 열고 있고, 겨울 방학마다 중국이나 일본, 유럽 등지로 해외 답사도 다녀와요. 이번 겨울에는 중국에 갈 예정인데 지금 한창 답사 준비로 바빠요. 답사 전에 중국의 정치 상황을 ‘근대, 개혁·개방, 현대, 모택동’으로 크게 분류해서 이슈를 설정하고 답사 자료를 만든 뒤, 해당 지역의 정치 현장에 직접 다녀와 보고서를 제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요.
‘외교학 전공’ 하면 자동적으로 외교관이 연상되는데, 이 외의 다른 진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알고 싶어요.
서혜린: 중학생 때 동북공정에 분개하며 꼭 외교관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입학한 뒤 외교학 전공을 바탕으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진로들을 접하며 제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어요. 이제는 졸업한 뒤 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더 깊이 있게 하여 중동 지역의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특정 분야에 정통한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졸업한 선배들을 보면 외교학 전공의 특성상 외교 통상부에 진출해 있는 분들이 많은 편이에요. 외무·행정 고시에 합격해 외교관이나 행정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우리나라 대외 관계의 기본 방향을 설정하고 정책을 수행하는 일들을 담당하고 계시죠. 국내외 대학이나 연구소 등의 학계에 남아 연구 활동을 계속하는 분들도 많고, 언론계로 진출하거나 기업에서 국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기도 하는 등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해요. 제 동기들을 보면 국제기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서 졸업한 뒤 인턴으로 일하기 위해 준비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외교학 전공자들의 주요 진로가 고시 패스라는 점을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고위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안정성이나 권력욕을 추구하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출인 거죠. 국제 관계와 정치를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레 사회의 소외 계층과 소수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또 그러한 문제에 늘 깨어 있어야 한다고 느끼게 되거든요.
졸업한 뒤에 외교관으로 일하고 계시는 졸업생 선배님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이종준: 언론이나 방송 매체에서 비추는 외교관의 화려한 이미지만을 보고 이 직업을 선망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외교 실무 외에 인사철마다 국가를 옮겨 다니며 적응하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풍토병과 싸우는 등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어려움들도 큰데 말이에요. 열악한 환경을 가진 나라를 기피할 거라는 생각과 달리 오지나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스스로 원해서 근무하고 있는 선배들도 있어요. 그런 점에서 외교관이 귀족적인 엘리트로만 인식되는 것은 바꿔 나가야 할 이미지죠.
하지만 업무의 중요성이나 보람을 생각하면 외교관은 분명 멋진 직업이에요. 단,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을 가지되 환상을 가지지는 않았으면 해요. 외교관이 되자마자 국제 무대에서 여러 나라의 대사들과 교섭하는 중요한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어느 직업이나 그렇듯 처음엔 의전을 준비하기 위해 물병을 나르는 사소한 일부터 시작할 수도 있는데, 너무 큰 환상을 가진 사람에게는 차근차근 배워 나가야 할 일들이 허무하게 느껴지겠죠? 외교관이 되고 싶은 친구들이라면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 내가 어떤 지역, 어떤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목표를 설정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외교학 전공을 희망하는 후배들을 위해 한마디 해 주세요.
최유민: 수시 전형으로 합격한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고등학교 1~2학년 때부터 자신의 활동들을 지원하려는 전공과 관련성 있게 엮어 나가려는 노력이 중요해요. 나의 꿈과 열정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 왔는지 하나의 선으로 긴밀하게 연결시킨 포트폴리오를 준비하세요. 수시 전형이나 수능을 준비하는 스트레스가 크겠지만 매번 시험 성적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초연한 마음으로 대처했으면 해요. 지금을 대학 입학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앞으로 더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연습을 하는 과정의 일부분으로 여기는 거예요. 그리고 꼭 수능만을 목표로 공부한다기보다 여러분이 가진 꿈과 포부를 이루기 위해, 그것을 바탕으로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공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스스로에게 더 큰 동기 부여가 되지 않을까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해서 여러분들이 꿈꾸는 멋진 미래를 이루어 내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