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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탐방

생생한 진학 정보 속에 내 미래가 보인다!

포스텍(포항공대) - 신소재공학과

신소재 공학 분야의 프로페셔널을 꿈꾸는 ‘미래의 한국 과학자’들과 만나다
포스텍 대강당 앞에는 인류 발전에 공헌한 과학자 4명(뉴턴, 아인슈타인, 에디슨, 맥스웰)의 흉상이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미래의 한국 과학자’라고 새겨진, 새로운 흉상의 주인공을 맞이할 대리석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을 지나는 학생들은 위대한 연구 업적을 남긴 대선배들을 거울삼아, 훗날 여기에 자신의 동상을 올리는 유쾌하고도 멋진 상상을 하며 각자의 꿈을 더 크게 키워 나갈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 과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들이 모인 포스텍(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을 찾아가 보았다. 이날 함께한 선후배는 신소재 공학과 3학년 강지윤(학생회장)·김민규 학생과 진선 여고 2학년 김지현 학생이다. 그럼 지금부터 신소재 공학에 대해 이들이 나누었던 진지한 대화를 함께 들어 보자.
선배님, 신소재 공학이란 어떤 학문인가요?
강지윤: 지현 학생은 ‘신소재 공학’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나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나 텔레비전? 아니면 뉴스에서 보았던 마술처럼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저는 이 모두가 ‘정답!’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 텔레비전 등은 모두 과거의 첨단 재료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고, 먼 미래의 물건으로 여겨졌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는 이제 곧 우리 재료 공학도가 만들어 갈 가까운 미래니까요.
인류 문명이 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로 분류되는 것은, 그 당시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던 도구를 이루는 ‘재료’를 통해 문명의 발달 정도를 가늠했기 때문이잖아요? 이처럼 재료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해 왔다고 볼 수 있어요. 사용하고 있는 소재의 발달 정도에 따라 인류 문명을 구분하려는 기준도 예나 지금이나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관점에 따라 오늘날을 신(新)철기 시대 또는 실리콘 시대, 플라스틱 시대라 부르기도 하거든요.
저는 신소재 공학이 항상 새로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근간이 되는 분야라고 믿고 있어요. 정보 통신화를 가능하게 했던 반도체 공업의 발전 뒤에 수많은 신소재 공학도의 공정 개발이 있었던 것처럼요. 인류가 오래전부터 꿈꿔 왔던 우주 개발을 가능케 했던 것 또한 우주 왕복선이 지구 대기권을 진입할 때 선체를 보호해 주는 단열재가 개발되었기 때문이었죠. 이렇듯 신소재 공학은 항상 인류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해 왔어요.
저는 고등학생 때 우리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학문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회 계열 진학을 고려하기도 했었는데, 앞서 설명한 이유들에서 재료를 만드는 것 또한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판단해 포스텍 입학을 결심했어요. 소재를 만드는 학문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를 무궁무진하게 넓혀 준다는 점에서 인류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포스텍 신소재 공학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강지윤: 우리 학과의 가장 큰 특징은 ‘연구 중심 학문’을 지향한다는 점이에요. 이건 포스텍 전체의 학풍이기도 해요. 교수님들께서 좀 더 깊고 넓게 가르치려 애써 주시는 덕분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저마다 여러 소재 분야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 인정받고 싶어 하는 학문적 욕심이 크기 때문에 졸업한 뒤에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요.
두 번째 특징은 물리학과나 화학과에 버금갈 정도로 Science를 깊이 있게 다룬다는 점이에요. 우리 학과의 정식 명칭은 ‘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인데, 포스텍에 개설된 학과 명칭에 Science와 Engineering이 함께 언급된 과는 우리 학과가 유일해요. 추구하는 목표가 분명히 다른 이학과 공학, 이 두 분야를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죠. 재료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위에서 사회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끄는 기술이 탄생하는 것처럼, Engineering을 가능하게 하는 바탕은 Science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우리 학과에서는 새로운 재료를 ‘만들어’ 내는 것뿐만 아니라, 특정 재료가 어떠한 특성을 나타내는지, 그러한 특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인지 밝혀내는 것 등에 많은 비중을 두어 공부하고 있어요.
세 번째 특징은 학생 수가 아주 적다는 점이에요. 각 과의 학년당 정원이 26명이고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동기들 사이의 우정이 정말 돈독하죠. 그래서 경쟁하기보다는 서로가 챙겨 주고 격려하며 공부하는 분위기에서 지내고 있어요. 교수님 한 분에 학년당 학생 2명 정도가 그룹을 형성해 자주 만나고 있어서 사제 간에도 무척 친밀해요. 지도 교수님 댁에 가서 파티를 하기도 하고 진로 고민 상담도 수시로 편하게 할 수 있는 정도죠. 또 워낙 소수 인원이 수업을 들으니까 토론이나 실험 수업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아요. 처음에는 다른 학교 친구들도 당연히 이렇게 수업을 하고, 동기들이나 교수님들과도 가까이 지내는 줄로만 알았어요. 그런데 다른 학교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학생 수가 많으면 조교들이 실험하는 것을 지켜보며 학부생들은 보고서만 작성해 내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새삼 우리 학교의 수업 환경이 조금 특별하다는 걸 깨닫곤 하죠.
신소재 공학과에서는 어떤 내용을 공부하나요?
김민규: 우리 학교 학생들은 1학년 때는 전공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과목을 수강해요. 미적분학, 응용 선형 대수, 물리학, 화학, 전산 입문, 글쓰기 등 ‘기초 필수’ 과목을 듣는 거죠. 실제로 신소재 공학과 전공을 듣게 되는 것은 2학년 때부터예요. 2학년 때는 앞으로 소재를 다루기 위해 필요한 ‘전공 필수’ 과목들을 주로 수강하고, 3학년 때부터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소재)의 수업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어요.
포스텍 신소재 공학과에서 다루는 소재는 크게 금속, 반도체, 세라믹, 고분자, 바이오 소재의 다섯 가지로 나뉘어요. 이러한 5개 분야를 기본으로 구조 재료, 복합 재료, 에너지 및 환경 소재 등 더 세부적이면서도 새로운 분야로 갈라지게 되지요. 이렇게 다양한 재료를 다루기 위해서 우리 학과에서는 4년간 재료에 대한 기본적인 특성들을 배워요. 재료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이라 함은 열과 같은 외부 자극에 대한 특성과 원자론적인 특성이에요. 2학년 때는 이런 기본적인 특성들과 물리 현상들을 배우고 3·4학년 때에는 이러한 특성들을 토대로 금속·반도체·세라믹·고분자·바이오 소재들의 특성을 배우게 돼요. 그리고 학부를 졸업한 뒤에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취직을 하게 되면 실제로 재료를 다루며 분석하고 응용하게 되는 거죠.
그럼 지난 학기에 수강한 과목 중에 인상 깊었던 수업 하나만 소개해 주세요.
김민규: 저는 그동안 반도체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소재 기초 과학 2’ 과목을 듣고 제 진로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어요. 아주 작은 전자들의 움직임에서 첨단 기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정말 매력적이었고, 그중에서도 반도체 분야가 정말 흥미로웠거든요. 수업 방식은 발표 → 수업 → 조별 토론 순으로 진행되는데 이 모든 과정이 영어로 이루어져요. 아, 포스텍에서는 2학년 2학기부터 전공과목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답니다. 처음에는 모두가 영어 수업을 낯설고 힘들게 느끼지만 점차 익숙해지기도 하고 한국어가 아닌 영어 강의여서 좀 더 집중해서 듣게 되는 장점도 있더라고요.
이 수업에서는 매 시간이 시작될 때마다 6~7명이 조를 이루어 이전 수업 내용을 정리하는 발표를 해요 이어서 학생들끼리 서로 질의응답을 하는데 이 과정이 이전 수업에 대한 요약과 복습에 아주 효과적이었어요. 수업을 정리하는 순서인 조별 토론 시간에는 다음 발표를 위해 조별로 수업 내용을 복습하고 서로 질문을 해요. 이 수업은 소수 인원인 우리 학과의 장점을 잘 활용해 발표와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모든 학생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이라는 점에서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포스텍 학생’ 하면 밤낮으로 공부에만 몰두할 것 같은 이미지인데, 학업 외의 학과 활동을 하는 것이 있
강지윤: 하하. 물론 학기 중에 수업 준비로 바쁜 건 사실이지만 다들 짬짬이 시간을 내서 각자 취미 활동을 하고 있어요. 재미있는 교내 행사들도 많아서 학교생활의 큰 추억거리로 남는답니다. 교내 행사로는 매년 5월에 있는 봄 축제마다 ‘신밧드’라는 이름으로 신입생들이 학과의 명예를 걸고 공연을 준비해요. 신밧드(SINBAD)는 ‘신소재 Bouncing and Dancing’의 줄임말인데, 신입생들은 이 공연을 위해 산더미 같은 레포트, 퀴즈, 시험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밤늦게까지 모여 춤 연습을 한답니다. 선배들도 신입생 때 한 차례 해 본 경험을 살려 이 공연 연습을 많이 도와주는데, 이 과정에서 학기 초에 있는 선후배 간의 어색함이 많이 줄어들어요.
또 ‘신소재의 날’이라고 해서 2년에 한 번씩 신소재 공학과 교수님, 학부생, 대학원생, 졸업생들이 모두 모여 교류할 수 있는 체육 대회를 열고 있어요. 제가 91년생인데 이 행사에서 91학번 선배님과 인사를 나눌 땐 기분이 묘하기도 하고, 학계의 대가이신 교수님과 한 팀이 되어 땀 흘리며 운동 경기를 할 땐 참 황송하기도 하죠. 이날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신 선배님들께 좋은 말씀도 많이 듣고 교수님과도 더욱 친해질 수 있어요


김민규: 대외 활동으로는 일본 도호쿠〔東北〕대의 신소재 공학과와 ‘POSTECH-TOHOKU 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 Academic and Cultural Exchage Program’을 통해 매년 교류하고 있어요. 이 행사는 해마다 서로 번갈아 가면서 한 해는 포스텍에서, 한 해는 도호쿠대에서 주최하고 있어요. 올해엔 10월 초에 우리 학교에서 열릴 예정이고요.
이 교류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크게 학술조, 문화조, P&D(Presentation and Disscusion)조로 나누어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해요. 학술조는 조원들이 재료 공학 분야에서 관심 있는 한 주제를 정해서 실험을 한 뒤에 그 결과를 분석하고 발표해요. 두 학교의 자존심을 걸고 하는 발표인 만큼 3·4학년이 주축이 되죠. 문화조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생활 풍습이나 현재 유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재미있는 문화들을 소개해요. P&D조는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데, 양국 학생들이 서로 공통된 주제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에요. 작년까지 포스텍과 도호쿠대 학생들이 서로 다른 주제로 발표를 해 왔기 때문에 서로 알고 있는 배경지식의 차이로 토론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조예요.
이 프로그램은 몇 달 동안 정성들여 준비한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등 많은 경험을 쌓고, 같은 꿈을 가진 일본 친구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저는 학과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이 프로그램을 손꼽을 정도랍니다.
일반 고교와 과학고 출신 학생들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김민규: 일반 고교 출신 학생들이 60~70% 정도로 더 많은 편이에요. 저와 지윤이도 일반 고교에서 진학한 경우고요. 기초 과목 수업을 듣는 1학년 때는 과학고 출신 친구들이 선수 학습이 된 상태기 때문에 수업 이해도가 높아서 성적도 잘 받는 편이에요. 하지만 우리 학과의 특성상 전공과목들에 대해서는 모두가 선수 학습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2학년 때부터는 모두가 같은 출발선상에 서게 돼요. 얼마나 깊이 파고드는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학문적 깊이가 달라지죠.
선배님은 졸업한 뒤에 어떤 진로를 생각하고 계세요?
강지윤: 아직 구체적인 분야를 결정하진 못했지만 제가 생각하는 진로의 큰 틀은 재료 공학의 어느 한 분야에서 ‘프로페셔널’이 되는 거예요. 내가 할 수 없다면 세계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위치에 우뚝 설 수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남은 학부 과정에서 많은 수업을 듣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제 인생을 걸 만한 학문 분야를 찾아가야죠. 분야가 결정되면 졸업한 뒤에는 당연히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에요.

김민규: 제 최종 목표는 LED 반도체 분야의 연구 교수예요. 일반 기업체의 연구원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해야 하지만 연구 교수가 되면 좀 더 자유롭게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도 졸업한 뒤에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있어요.
그럼 졸업하신 선배들은 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김민규: 선배들 대부분이 대학원에 진학해서 석·박사 학위를 받아요. 석사 과정을 마치고 나면 절반 정도는 POSCO나 삼성, LG, 하이닉스 등의 기업체에 R&D(연구 개발) 분야로 취업을 하기도 해요. 재료가 사용되는 분야가 광범위한 만큼 철강, 조선, 석유, 반도체 회사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요. 박사 과정까지 끝마치는 선배들은 기업체나 정부 출연 기관의 연구소로 가기도 하고 대학교수로 임용되기도 하죠. 선배들 중에는 벤처 기업을 세워 경영하시는 분들도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강지윤: 이공 계통의 과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이라면 좀 더 따뜻한 마음과 열린 사고를 가졌으면 해요. 연구하고 실험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너무 학문에만 빠져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거든요. 과학을 하고 있지만, 실험실 속 세상만이 아닌 우리가 사는 사회를 따뜻하게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과학도에게는 과학과 윤리의 적절한 조화를 추구하고, 재료 공학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려는 마음가짐으로 학문에 임하는 자세도 필요해요.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신소재 분야의 학문을 통해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큰 꿈을 가진 친구들이 우리 학과의 후배로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