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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탐방

생생한 진학 정보 속에 내 미래가 보인다!

성균관대학교 - 의과 대학

선배님께서 직접 겪으신 의대 생활은 어떤지 자세히 듣고 싶어요.
나도 수험생 때 의대 생활이 참 궁금했어. 구체적인 희망을 가지면 실현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하는데, 오늘 이야기가 아리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그럼 의대생의 하루부터 이야기해 볼까? 낭만적인 대학 생활을 생각했다면 실망할까봐 걱정스러운데, 사실 의대는 고등학교와 비슷한 면이 많아. 아침 9시까지 학교에 와서 수업을 듣다가,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또 오후 수업에 들어가. 이때는 종종 실습수업을 하는데, 길어지는 날은 밤 늦게 별을 보며 집에 간 적도 있어. 우리 과는 수원 캠퍼스에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해.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이제는 거의 가족처럼 지내고 있지.
의대는 예과 2년, 본과 4년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렇게 6년 과정을 거치고 국가 고시에 합격하면 ‘일반의’가 돼. 원한다면 이때부터 병원을 열어서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어. 내과, 외과, 소아과 등 하고 싶은 분야도 자유롭게 결정하면 돼. 만약 한 가지 분야를 전문적으로 보는 ‘전문의’가 되고 싶다면, 졸업 후에 병원에서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과정을 거쳐야 해. 이렇게 10년을 꾸준히 마라톤처럼 달려야 비로소 전문의가 될 수 있지. 우리나라에서는 전문의 비율이 일반의보다 높은데, 영국 같은 나라는 일반의가 더 많아. 그래서 환자들이 일반의에게 1차 진료를 받고, 전문의에게 또 진찰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으면 큰 병원으로 가는 게 일반적이지.
예과 때 듣는 수업은 이과 수업이 좀 더 많다는 것을 빼면 다른 학과들과 비슷해. ‘내가 의대생이구나’ 하고 느끼는 것은 본과 1학년에 들어서부터야. 이때부터 ‘기초 의학’을 배우거든. 기초 의학은 더 본격적인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본적인 학문이야. 대표적인 게 생리학 수업인데, 말 그대로 우리 몸의 기능과 활동의 원리를 배우지. 폐는 어떤 식으로 숨을 쉬는지, 심장은 어떻게 뛰는지, 근육은 또 어떤 순서로 움직이는지 등 인간의 몸이 정상일 때 어떤 양상인지를 공부하는 것이 생리학이야. 또 우리 몸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배우는 해부학, 몸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공부하는 생화학, 면역학, 병리학, 약리학 수업 등도 있어. 많은 선배님들이 기초 의학을 두고 ‘의사의 그릇을 결정하는 과정’이라고 말씀하시곤 해. 모든 일이 그렇듯이 의학에서도 기초를 단단히 다지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겠지?

그럼 실제로 환자의 병을 판단하고 어떻게 치료하는지 배우는 건 언제부터인가요?
그런 걸 ‘임상 의학’이라고 불러. 임상 의학은 본과 2학년 때부터 배우는데 내과, 외과 등 각 과별로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걸 말하지. 아리가 말한 것처럼 몸에 이상 현상이 나타날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특정한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 우리가 생각하는 의과 공부를 하는 거야. 나도 내년부터 이 수업을 들을 텐데 무척 기대하고 있어. 임상 의학 교육을 받은 뒤 본과 3, 4학년이 되면 병원으로 실습을 나가. 교수님들과 함께 진료를 돌면서 배우기도 하고, 실제로 치료를 하기도 해.

의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인 이야기가 궁금해요.
요새 그런 분들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선배들이 의사의 길을 선택해. 아무래도 의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입학한 사람들이 거의 전부이다 보니 당연한 결과겠지? 그런데 나는 의학을 전공한 사람만큼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사람도 드물다는 생각이 들어. ‘컴퓨터 의사’로 유명한 안철수 씨 알지? 워낙 유명한 분이니 긴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이분도 서울 대학교 대학원 의학 박사 출신이셔. 그러다 미국으로 가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지금 같은 활동을 하고 계신 거지. 그리고 의학 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홍혜걸 씨도 들어 봤을 거야. 그분은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쉽게 글로 풀어 쓰시잖아? 이런 것도 의학을 전공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진로라는 생각이 들어. 또 아직 많지는 않지만 로스쿨로 진학하는 의대 졸업생들도 있어. 의료 사고가 벌어지면 환자 측에서는 어쩔 줄 모르기 일쑤인데, 만약 의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변호사가 있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그리고 의대 출신인 정치인이 있다면 실질적인 의료 정책을 가꾸는 데도 큰 힘이 될 거야.
의대를 졸업하고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해. 자신이 공부한 것에 특기나 취미를 살려서 접목하면 굉장히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할 수 있을 거야.

의술을 베푸는 의사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일까요?
사람에 대한 사랑이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해. ‘사람’을 치료하는 일을 사랑 없이 한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하면, 내가 나중에 이 지식으로 아픈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정말 가슴속 깊이 느껴져. 그래서 힘든 과정이지만 이겨 낼 수 있는 거지. 난 의사 지망생이 아니라도 누구나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많은 사람들이 얽혀 살아가는 사회에서 사랑은 그 어떤 이해관계보다 중요하니까 말이야.

지금까지 하신 의대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뭔가요?
아무래도 올해부터 하고 있는 기초 의학 공부가 가장 인상적이고, 의대생으로서 뿌듯하기도 해. 기초 의학의 모든 과목들이 대부분 기억에 남는데, 특히 생리학 같은 건 배우는 내내 ‘인체의 신비’를 체험하는 기분이었어.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도 뇌 안에서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친 건지 몰라. 언어를 만드는 곳과 이해하는 곳이 각각 달라서, 해당 부분이 손상되면 의사소통을 할 수 없거든. 알고 보면 걷는 것도 여러 개의 근육과 뇌의 명령이 맞물려 일어나는 복잡한 과정이야. 그런데 우리는 걸을 때 어떻게 해야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잖아? 그건 이미 익숙한 일이라 뇌에 입력이 되어 있어서 가능한 건데, 이것조차도 간단한 작용이 아니라는 거지.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시간은 해부학 실습수업이었어. 해부용 시신을 ‘카데바’라고 하는데, 실습 교실에 있는 차가운 금속 침대 위에 이 카데바를 놓고 수업을 해. 처음 실습에 임해서 손에 칼을 들었는데, 만감이 교차하는 거야. 지금 생각해 보면 신성한 종교 의식을 처음으로 거행하는 것 같은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였어. 우리 실습을 위해서 소중한 자기 몸을 기증해 주신 분들께 느끼는 경외감이 모든 걸 압도했지. 온 신경을 칼끝에 집중하고 가슴 부분을 절개했어. 그 피부를 젖혔더니 지방, 조직, 신경, 근육이 차례차례 보이는 거야. 사람의 몸이 이렇게 생겼구나 하면서 책으로 보던 것을 눈으로 확인했지. 그러면서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해서 가슴이 벅찼어. 사실 실습실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내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지. 만약 아리가 의대에 입학해서 이런 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면, 사람을 보는 새로운 눈이 생길 거야. 그때부터는 인체를 더욱 과학적으로 보게 되더라고.
해부학 수업을 맡아 하시는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의학 발전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신을 기증한 분을 생각해 보라고 하시더라고. 대충하는 건 그분들께 예의가 아닌 거지. 다른 대학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아주 작고 세세한 것까지 낱낱이 실습하고 있어. 지금은 목 아래까지 해부학 실습을 마친 상태야. 실습을 하면서 느낀 것 가운데 하나는 해부학 이론서가 정말 친절한 책이라는 거지. 교재에는 동맥은 빨간색, 정맥은 파란색, 신경은 노란색으로 나오거든. 그래서 정말 그런 색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까 다 똑같이 생긴 거야! 대체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게 뭔가 싶었지.
처음 실습할 때는 ‘신경’을 찾기가 힘들어. 피부를 절개해서 몸을 열어 보면, 아무리 마른 사람이라 하더라도 ‘지방’이 상상 이상으로 많거든. 살이 찐 게 아니라 필수적으로 필요한 지방의 양이 그 정도인 거야. 이렇게 많은 지방 사이에 끼어 있는 얇디얇은 신경을 찾기란 정말 힘든 일이지. 게다가 혈관 사이를 메우고 있는 조직들이 진짜 질기거든. 이런 것들이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얇고 가느다란 신경이나 혈관을 찾는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야. 자칫하다가는 끊어져 버리거나 지방 조직에 묻히는 경우가 허다해. 해부학 실습을 하는 날은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데, 한 주에 20~25시간 정도 한다고 보면 돼. 자정에 끝날 때도 있고, 하루에 12~13시간을 몰아서 할 때도 있어. 해부학 실습을 할 때는 고도로 집중한 상태에서 작은 칼 끝에 온 신경을 담아 조심스레 하기 때문에 다음 날까지 완전히 녹초 상태야.

혹시 지망하는 특정 분야가 있으신지 궁금해요. 만약 있으시다면 어떤 계기 때문이었는지도 궁금하고요.
난 어렸을 때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어. 보람차고 뿌듯한 직업이라는 것 외에는 사실 별 생각이 없었는데, 재수를 하면서 꿈이 분명해졌지. 재수 생활은 고등학교 생활의 연속이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밥 먹고, 공부하고, 자는 것을 내내 반복하지. 하다 보면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어. 그런데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이른 아침에 학원에 가는데 그 전날 밤까지 왁자지껄했던 거리가 정말 청명한 거야. 그러면서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때를 기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어. 같은 현상도 행복한 눈으로 보면 아름답다는 사실을 느낀 거지. 그때부터는 내 일상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고 행복해. 요새 사람들은 공부, 돈, 외모, 학력 때문에 항상 고민에 휩싸여 살잖아? 대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 불안해하기도 하고. 또 우리가 보기엔 아무 걱정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고 말이야. 난 이런 게 너무나 안타까워. 그래서 아까 말한 그 ‘발상의 전환’으로 이런 사람이 다시 일어서는 걸 돕고 싶다고 생각했고, 정신과 의사가 되자고 결심했지. 힘들고 지쳐서 날 찾아온 사람의 마음을 보듬고, 그 사람이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의사가 되고 싶어.

선배님, 좋은 이야기 많이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공부하면서 힘든 일도 있고 지치기도 하겠지만, 의사라는 꿈을 가지고 이겨 내기를 바랄게. 꿈이 있는 사람은 시들지 않는다고 생각해. 지금 고생하며 공부하는 것이 의대에 오면 하게 될 수많은 공부에 좋은 밑거름이 될 테니까, 멀리 보고 높게 뛰어오르는 아리가 되길!